180708

01

새로운 사람이 되려면 과거를 버려야 한다. 그 이야기는 그동안 좋지 않았던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얼마나 교과서적인 것인가. 그런데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것도 폭력적이고 강압적이라고.

02

수요일과 목요일 원래대로의 일정으로 움직였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번 그렇게 서울에 다녀오고 싶지 않았다. 2번에 나눠서 할 일을 하루에 하게 되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그냥 원래대로 했다면 좋았을테지만 나는 서울에 사는 것이 아니니까. 목요일 이상하게 따라붙는 불쾌감을 떨쳐낼 수 있었던 건 잠들기 직전이었다. 하늘이 도와줬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렇지만 그 단순한 것을 그들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분을 상하게 만든 것이다. 아마 아직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한마디로 무책임한 행동인데 그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03

목요일이 지나 금요일부터 오늘 일요일까지 날이 좋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침에 공원을 돌고 저녁 무렵 피곤하면 잠이 들었다. 그것도 아니면 산책을 하거나. 저녁 식사는 거의 하지 않았다.

04

오늘 일요일, 이래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그렇지만 결국 집안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는 과정은 고되다. 아마도 그동안 누적된 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할 때마다 짜증부터 나니까. 안 그랬는데 이젠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욕실을 닦거나 하는 일들이 싫다. 왜냐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거의 3시간 가까이 그러니까 오후 시간 전부를 치우는 데 사용했다. 엄연한 내 시간이다. 그렇지만 이걸 같이 사는 분이 전혀 알지 못한다. 내 시간을 쓴 것인데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아까운 줄 모른다. 그러나 역시 치우고 난 다음에는 평화롭다. 오늘 날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사흘 내내 시원하고 좋은 여름 날씨여서 그 자체로 고맙다.

05

여름을 좋아했던 이유를 요즘 다시 느끼고 있다. 이래서 여름이 오길 기다렸구나. 이래서 여름이구나. 얼마나 행복한가. 정말 공기가 상쾌해도 자연스럽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 그러니까 겨울이 시작되는 시간부터 6월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미세먼지에 갇혀지는 것은 몸이든 정신이든 마음이든 해롭다. 건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겨우 여름의 한 시즌에만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니.

06

내가 행복함을 느끼는 경우는 그냥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에서 노력할 수 있다면 가능한 것 같다. 내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하늘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그러면 행복함을 느낀다. 얼마나 건강한가. 건강하게 하루 하루를 살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행복한 것이다.

07

그러나 여전히 너그럽지 못하거나 작은 일에 너무 신경을 쏟는 것은 반성해야 한다. 이제 곧 무더위가 시작될테고 여름을 건강하게 잘 나면서 겨울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살아가야 한다. 겨울에서 여름 장마가 오기까지의 시간들이 너무 혹독하니까. 매년 그 시기를 견디는 것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드니까.


180704

01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주 사소한 일들을 내가 늘 오랫동안 미루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순전히 나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내가 꿈꾸는 사소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곧 잊는다. 늘 그랬다. 이유가 무엇일까. 걷고 나면 부질없다는 생각이 찾아온다. 걷는 동안 내가 얻는 것은 진짜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늘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늘 마음에 두고 미루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02

진짜 별 거 없는데 인스턴트 음식을 잔뜩 사와서 냉장고에 채우니까 뭔가 부자가 된 기분이다. 너무 웃기다. 그렇다.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물론 근사한 곳에서 맛난 것을 먹고 즐길 수 있겠지만 진짜 나는 이렇게 소탈한 것이 아닐까. 어쩌면 그동안 나를 알았던 사람들이 진짜 나를 오해했는지 모른다.

03

여름이 다가오니까 늘 하고 싶었던 것 중 아직도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 수영을 배우게 될까. 수영을 배우고 싶다. 물 속에서도 고요함을 느끼고 싶다. 배영을 하고 잠시 물 위에 떠서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구름을 보고 싶다. 물론 장소가 중요하겠지만. 여전히 아이 같은 로망이 내게는 있다.

04

여름이 좋은 이유는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위 때문인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최대한 단순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만 찾아온다. 쉽고 단순한 삶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결국은 힘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 여름이 좋은 이유가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다면 결국 나란 사람은 복잡한 사람인가. 하하하.

05

하루 한끼 식사만 하는 것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봤다. 한끼의 식사에 질을 높인다고 하는데 과연 어느 때에 한끼의 식사를 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런 건 보이지 않는다. 적게 먹는 것이 피부는 물론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공복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몸에 더 이롭다고 한다. 도전해보고 싶은데 한끼의 식사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만 한끼의 식사만으로 정말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하루는 몰라도 계속 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살짝 의심이 든다. 물론 작년 봄에 나 역시 갑자기 식욕이 사라져서 정말 하루 2끼 시리얼과 우유만 먹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한달을 유지했든가. 정말 먹기 싫었고 외출을 하지 않는 이상 집에서는 시리얼과 우유만 먹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하루 한끼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좋으니까.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건강하게~

06

사실 연초에 느꼈지만 극장에 가지 않든지 넷플릭스를 끊든지 해야 한다. 둘 다 하는 것은 낭비다. 여전히 극장에서 신작을 챙겨보니까 넷플릭스는 정말 어떤 여유가 생겨야 보게 되는 것 같고. 넷플릭스 제작 영화의 완성도가 너무 형편 없어서. 그렇다고 미드를 보려고 하면 몰아서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시간을 빼앗고. 넷플릭스는 정말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이로운 것 같다. 넷플릭스는 너무 밀렸다. 밀려도. 이거 다 못 볼 것 같아서. 벌썬 반년이상 해지한다고 하면서 미루고 있다.

07

여름에 내 마음을 녹여줄, 정말 착한 영화를 기다린다.

180702

01

누구나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오래 버텨라. 그러면 당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올해가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여전히 나는 같은 자리다. 오히려 내가 한참 열심히 찾고 있던 그 시절보다 지금은 더 나빠졌다.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내가 한 모든 일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변해버렸다. 사랑했던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했던 일들의 어떤 기념이 될만한 해가 찾아왔다. 그러나 알았다. 몇해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세상이 변했고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의 시대가 찾아왔다는 것을.

02

당신을 오해하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단지 어떤 일에 있어서 당신의 침묵은 충분히 비겁한 일이었고 당신 자신조차 그 일에 대해 풀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일에 대해 누구보다 반기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나의 그 기다림은 역시 배신당했다. 나는 선택하지 않았다. 그 오랜 기다림의 끝에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올해 지난 봄의 일이다. 어쩌면 당신 또한 절박한 것인지 모른다. 누구에게는 충분히 비난 받을 그 일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신은 지금 절박한 상태라는 것이다.

03

절박한 상태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조소의 대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타자의 절박함에 대해서 말 그대로 무심하니까. 그건 그들에게 문제가 될 수 없으니까. 배부른 자들에게 절박함을 호소하는 일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렸는가. 가난했던 사람들도 조금 살만하면 그들의 지난 시절을 외면한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만이 있다고 말할 뿐이다.

04

그러니까 영화 역시 그 표면을 읽는 일이다. 그 표면에 대해서 오독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웃었다. 아녜스 바르다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보는 데 뒷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고 알고 있다는 듯이 웃었다. 그렇지만 그 영화를 보고 웃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하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의 지역을 돌면서 바르다가 안내한 그곳에서 JR가 하고 있는 일들이 먼 한국의 아트하우스관에서 상영될 때 바르다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어떤 관객은 계속 웃고 있었다. 비참했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었다. 나는 계속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고 있었다. 이 비참한 마을들과 사람들의 표정들에서 고작 할 수 있는 일이 웃는 것이라니. 처음으로 간 상영관에서 겪는 매우 비참한 체험이었다. 지금의 씨네필들에게는 영화란 호사인가. 당신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사치에 불과한 일인가. 예술이 타락했다. 아니 누군가의 경건한 창작이 보는 이들 때문에 더럽혀지고 있다.

05

사람들은 내가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영화들을 너무 좋아하고 즐긴다. 조카가 늘 묻는 것이 있다. 왜 삼촌은 사람들이 무섭다고 하는 영화는 무섭지 않다고 하고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영화는 재미없다고 해. 조카의 눈에는 삼촌은 누구보다 정말 열심히 영화를 보는데 사람들과 같지 않다는 것이 궁금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 볼수록 더 사랑할 수 없는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려면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된다. 정말 신기하지 않는가.

06

더 이상 기념할 것이 없다. 내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나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최근 몇년간 내가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 어떤 것이다. 나의 표면을 오독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 안의 나를 보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07

쉽고 편안한 사람을 만나라고 최근에 본 영화나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너무 어렵고 복잡한 사람들에게만 끌렸던 것 같다. 쉽고 편안한 사람들은 재미 없다고 느꼈으니까. 어린 시절 내가 관계에서 배운 가장 나쁜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들이 아니었나 싶다. 돌아갈 수 없지만 쉽고 편안한 사람들안에서 나 역시 심플하게 살아가는 것을 같이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충분히 먼 길을 혼자 걷고 있으니까 쉽고 편안하게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을 진짜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현재의 나를 다시 착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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