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의 표면과 심연


<프로메테우스>는 예상한 것처럼 혼란을 가중시킨다. 표면적으로는 SF 호러의 장르에 충실하면서 엉성하게 이어진 유기체의 모습을 띄고 있다. 눈에 띄는 허점들로 영화에 대해 비난할 구실을 만들어주면서 정작 영화 자체는 근원적인 것들을 건드리고 있다. 레이어가 많아서 인물들의 공통된 행동과 반응들을 추론한 후에 무엇을 묻고 있는지 봐야 한다. 질문은 끝나지 않았고 여정은 계속된다. 

최근 개봉된 블럭버스터들의 단순 명쾌한 세계와 다른 <프로메테우스>를 보면서 분명해진 반응 중 하나는 더이상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블럭버스터를 보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들이 점점 현실화되어간다는 것이다. <프로메테우스>가 가장 영리한 것이 바로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들고 보고 나서 의문점들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영화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또 동시에 건드리고 있는 문제가 예상한 범위보다 크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명료하게 이 영화의 특징들을 이야기한 것이 과연 영화의 이해에 도움을 줬을까.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만약 그랬다면 그건 당신이 추구하는 세계관과 일치한 부분에 대한 긍정의 표시일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드는 의문이 있다면 그 세계관의 불일치가 만들어내는 부정의 신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보편적인 것들을 찾고 있다. 그 안에서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 여전히 막연한 어떤 것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서 찾고 있는 것인가. 그것을 확인한 다음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것은 우리 자신과 미래를 위한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 안에 모든 해답이 존재할까. 그렇지 않은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두고 어디까지 게임을 지속해야 하는가의 문제. 게임이 끝나고 결과를 봤을 때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이미지 출처: tumblr

덧글

  • 오롯 2012/06/10 17:20 #

    다른 때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 유독 모호하게 적어놓으셔서 더 궁금하네요. 보고 온 친구들도 평이 갈리던데 말이에요. 얼른 보러 가고 싶은데 2주간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요.
  • somewhere 2012/06/10 17:29 #

    영화 자체가 설명을 의도적으로 생략했어요. 그런데 그 생략된 것 자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지요. 그런 공백들이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지만 제가 지금 혼란스러운 것은 영화의 완성된 표면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저는 언제나 이루기 전의 것이 아닌 이루고 난 다음의 상태가 더 궁금해요. 그 다음은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프로메테우스>는 그것까지도 모두 말해주는 영화에요. 끊임없는 반복을 거듭하는 시스템의 우주. 그 안의 인간.

    세계와 그 안의 질서가 변하길 원한다면 다시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더군요. 그건 <매트릭스> 3부작의 결말과 일치해요.

    사실 <프로메테우스> 또한 <에이리언> 세계관의 리부트이고 프리퀄이 아니에요. 오히려 평행우주로 봐야 더 옳을 것 같고. 그렇다면 이 리부트된 세계에서 질문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묻는 것이다. 그것이 SF 장르의 본분이고 정체성이고.

    제가 지금 불분명한 것은 기계 인간과 인간이 과연 같은 존재인가 아니면 다른 존재인가 하는 점이에요. 이것은 소유와 종속 관계를 묻는 것이고 또다시 인간에 대해 묻게 만들죠. 남녀의 차이와 부모의 차이. 왜 부모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길까. 남자는 왜 여자를 자신의 하위 개념으로 생각할까.

    인간의 선조라 불리는 엔지니어와 인간의 형상을 닮은 기계 인간 사이에 위치한 인간의 이야기. 그래서 더 골치 아픈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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